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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이냐, 김제냐… 새만금신항 관할권 싸움, 정작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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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이냐, 김제냐… 새만금신항 관할권 싸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뉴스엔사람 기자 kangpunsu@daum.net 입력 2026/08/20 10:11 수정 2026.08.20 13:43
새만금항은 누구의 항만인가"가 아니라 "새만금을 어떻게 성공 시킬 것인가"라고 그 질문 앞에서 군산과 김제는 경쟁자가 아니라 답을 찾아야 할 때이다.

박정인 前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관할권 논쟁에 가려진 중요한 질문 하나


새만금신항 관할권을 둘러싼 군산시와 김제시의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군산은 관리해역의 역사성, 그리고 군산항의 구조적 한계 보완과 시너지를 강조한다.
반면 김제는 새만금 2호 방조제, 동서도로와의 연결성과 배후 산업지구와의 접근성을 내세운다.

양측 모두 나름의 역사적 배경과 법적·행정적 논리를 갖고 있다.
필자는 어느 한쪽을 편들거나 단순한 지역이기주의로 치부할 생각은 없다.
오랫동안 해양수산 행정에 몸담으며 항만의 중요성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지역 경제에 사활을 건 지자체의 절박함 또한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관할권이라는 행정적 명분에 매몰되어 항만의 본질적 가치가 통째로 가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군산이냐 김제냐” 보다 훨씬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새만금신항은 과연 선박이 찾고 화물이 넘치는 항만이 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항만은 지도위의 경계선이 아니라 선박과 화물로 완성된다.

새만금신항은 2026년 말 5만 톤급 잡화부두 2선석의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5년까지 6선석, 2045년까지 10선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항 부두운영회사도 이미 선정됐다.

하지만 부두를 건설했다고 항만이 저절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배가 들어오고, 화물이 움직이며,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부가가치가 만들어져야 비로소 살아 있는 항만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항로와 방파시설, 진입도로와 배후부지, 창고·운송·통관체계, 숙련된 운영인력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새만금산단의 화물을 어떻게 신항으로 끌어올지, 어느 선사를 유치해 어떤 항로를 열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도 필요하다.

과연 현재의 신항은 그럴만한 준비가 되어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개항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

필자는 해양수산청장으로 근무하면서 항만의 경쟁력은 배후산업과 물동량, 접근 교통망, 선진화된 항만서비스와 운영 효율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체감했다.

항만이 어느 특정 지자체의 전유물이 되는 순간 소규모 항포구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항만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관할 지자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더 광역적이고 안정적인 물류망을 구축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항만을 국가에서 운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만금신항도 국가가 개발하고 관리·운영하는 국가관리무역항이다.
관할권을 확보했다고 항만을 직접 운영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항만사용료나 관세, 항만 운영수익이 자동으로 해당 지자체 수입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갈등이 장기화하면 기업은 투자를 주저하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어려워진다.
관할권을 얻고도 화물이 없는 항만이 된다면 어느 지역에도 승리가 될 수 없다.


군산항과 새만금신항, 경쟁 항만이 아니다.

정부는 이미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을 광역 ‘새만금항’ 체계로 묶어 통합적인 항만물류체계로 육성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지금 군산과 김제가 경쟁해야 할 상대는 서로가 아니다. 평택·당진항 등 국내 서해권 항만을 넘어 중국과 동북아의 주요 항만과 경쟁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관할권’ 프레임에서 벗어나 정부의 구상을 실질적인 항만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두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의 기능적 통합과 상생이다.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이 서로 화물을 빼앗는 경쟁항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군산항의 축적된 운영 노하우와 물류 네트워크에 새만금신항의 깊은 수심과 확장성을 결합해야 한다. 군산은 기존 산업물류를 고도화하고, 김제는 배후 물류 및 첨단산업 연계 기능이 고르게 자리 잡는다면 관할권이 어느 지역으로 결정되든 항만이 주는 기회를 함께 누릴 수 있다.

둘째, 전북특별자치도의 리더십과 실질적 협력체계 구축이다.
도는 중립적 입장에 머물지 말고, 새만금신항이 만들어낼 경제적 효과를 전북 전체로 확산되도록 분명한 책임과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우선 관할권 결정과 관계없이 군산시와 김제시, 해양수산부, 새만금개발청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실질적인 협력체계를 가동해, 물동량 확보와 기업유치, 항만서비스산업 육성 등 신항의 생존을 위한 과제 해결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다음으로, 하나로 모으는 힘이다.
정부에도 부두 건설에 그치지 않고 배후단지 조성과 교통망, 항만물류산업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활성화 대책을 한 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
군산과 김제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보다 ‘전북’이라는 이름으로 힘을 모을 때 정부를 설득하는 힘도 커진다.


이제 ‘누구의 항만인가’에서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로

오는 9월 4일에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관할권 심의가 있다고 한다. 이 결정이 어느 한 지역의 승리와 다른 지역의 패배로 귀결돼서는 안 된다.
행정구역은 하나로 정해질 수 있지만 항만으로 인해 생기는 산업과 물류, 투자와 고용까지 특정 행정구역의 경계 안에 가둘 필요는 없다.
한쪽이 모두 얻고 다른 한쪽이 모두 잃는 제로섬 게임 구조로는 새만금신항도, 전북도 성공할 수 없다.

군산과 김제가 관할권에 쏟고 있는 열정의 일부만이라도 신항의 물동량 확보와 연계 산업 유치에 힘을 함께 쏟는다면 새만금신항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연말이나 내년쯤이면 새만금신항이 개항될 것이다.
10년, 20년 뒤 우리는 오늘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관할권을 다투다 기회를 놓친 ‘잃어버린 시간’으로 남길 것인가, 아니면 갈등을 넘어 새로운 항만경제권을 구축한 ‘전환점’으로 기록할 것인가.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할 때다.
“새만금항은 누구의 항만인가”가 아니라 “새만금항을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라고.

그 질문 앞에서 군산과 김제는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답을 찾아야 할 공동운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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